세상만사

염증주사 함몰 부작용 3달째..!

프리랜서생활인 2023. 2. 10. 00:18

작년 11월 말쯤이었나. 볼 중앙에 왕따시만한 뾰루지가 생겼는데, 크기도 크기였지만, 만지면 매우 딱딱하고 깊었다. 

단순한 뾰루지가 아님을 직감하고 곧장 동네 피부과로 향했다. 

할아버지 의사가 취미로 운영하시는 듯한 피부과이다. 

염증주사 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 때문에 동네 피부과에서 주사 한방이면 금방 수그러들거라 기대했다.

 

피부과 방문 당일

의사샘이 뾰루지를 보더니, 종기처럼 뿌리가 깊은 염증이라 했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나중에 골이 아플 정도로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잘 왔다고 했다 (?).

염증주사에도 종류가 있는지, 좀 좋은 주사를 놔주겠다 하심.

(스테로이드 주사가 다 똑같은 줄 알았더니 아니었나?)

의사샘은 내 볼을 쥐어짜면서 주사를 3방 정도 놔줬다. 

 

피부과 방문 며칠 후

염증주사를 맞았는데도 뾰루지가 바로 사그라들지는 않아서 매우 신경쓰였다. 

독한 놈한테 제대로 걸렸구나 싶어 무서웠고 걱정도 되고..

그런데 어느 날, 햇빛이 들어오는 오후에 거울에 적나라하게 비친 내 볼따구에서 조그맣게 패인 흔적을 발견했다!!

염증주사를 맞았던 바로 그 자리였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염증주사의 흔한 부작용 중 하나라고 했다. '함몰 현상'이라고 한단다. 

 

피부과 재방문

함몰현상의 문제점은, 살이 패인것도 흉하지만 그 부분만 색이 하얗게 변했다는 점이다. 

걱정돼서 피부과를 다시 갔더니, 할아버지는 기다리면 괜찮아진다는 무책임한 진단을 내리셨다. 

정 걱정되면 필러 같은걸 맞아도 되지만, 권장하지는 않는다 했다. 

염증주사를 8대1 비율로 연하게 희석해서 썼기 때문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셨다.....

하이고;;;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인것 같아 그냥 진료실을 나왔다. (그 와중에 진료비는 또 받음!)

의사샘을 믿고 피부가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만으로 두달이 넘어가는 현 시점에도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처음보다 약간 차오른것도 같지만, 아직 눈에 띈다. ㅠㅠ

컨실러로 가리기도 힘들다.

얼굴 중앙에 이래버리니까 너무 스트레스 만땅이다. 

 

스테로이드 주사의 부작용

약 8년전, 신생아를 돌보다 왼손이 너덜거려 정형외과를 들락거리던 시기가 있었다.

충격파치료를 몇 번 받아도 효과가 하나도 없어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버렸다. 

스테로이드의 효과는 짱짱 놀라웠음!! 주사를 맞은 당일 바로 손이 펴지고 편해졌다.

근데 주사맞은 부위가 하얗게 변했다. 거의 에이포 용지만큼 새하얗게.

육아의 상흔처럼 느껴졌던 그 하얀 흔적이 원상복귀 되는데는 몇 달의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도 염증주사의 부작용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거라 믿지만, 그 시간이 영겁처럼 느껴진다. ㅠ

 

그렇다고 11월로 되돌아가면 염증 주사를 안 맞을 것이냐? 그에 대한 대답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독하디 독한 뾰루지 새퀴를 내버려뒀으면 지금은 얼굴에 더 심한 구멍을 달고 있었겠지.어쨌든 다음번에 또 염증주사를 맞는다면, 약하게 맞아야겠다는 다짐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해본다. 

 

 

 

 

가운데만 하얗다. 이거 사진을 내가 필터처리 해서 이 정도인데, 원본 사진으로 보면 매우 흉함.ㅎㅎ
술 마셔서 얼굴 빨개지면 경계가 더 뚜렷해짐. 술 취한 와중에도 사진 찍어 기록함. 모공 흉해도 이해해주세요.
한번 눈이 가니까, 얼굴에서 함몰 부위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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