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에게 배우는 말 받아치는 법: 미러링

가끔 기센 사람을 만나면, 무례한 멘트를 듣는 날이 있다. 그러고는 집에 와서 하이킥을 한다. 

"왜 센스있게 받아치지 못했을까?"

상대가 기분나쁜 말을 했는데, 나는 말빨이 부족해 받아치지 못했을 때 진 느낌이 든다. 

말발 세지는 방법을 궁리하는데, 의외로 연예인들에게 센스있는 답변을 배울 기회가 많다.

 

며칠전에 주지훈의 센스있는 인터뷰가 화제가 되었다.

독일 언론사가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적 질문을 했다.

 

"아시아 사람들이 다 똑같이 생겼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상하나요?'

 

이딴 질문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아시아인이 잘나가는 것이 배알꼴리는 서양인들의 후려치기 마인드일까?

나 같으면 어버버 했을 것 같은데 주지훈의 순발력이 만만치 않은것 같다. 바로 맞받아 쳤음

 

"우리가 볼 때도 백인들 다 똑같이 생겼어요 (웃음). 브래드 피트나 톰 크루즈만 다르죠."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통쾌한 말이다. 확실히 연예인들이 기가 세서, 말발도 센거 같다. 

말빨 세지는 방법, 말 받아치는 법에 관한 책이나 글을 찾아보면 가장 기본 자세는 '미러링'이라고 한다. 

주지훈의 답변도 미러링 기법을 이용한 순발력 있는 멘트였다.

 

'너네 다 똑같이 생김'이라는 말에 미러링을 한 것이다. '너도 똑같이 생겼던데?'.

이 기법으로 답변을 돌려준 것이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이라는 책 내용 중...

미주리 대학의 케네스 셸든 박사는 당했을 때 그대로 돌려주면 상대에게 만만하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상대의 공격도 멈추게 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재치있는 대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다. 

이 때는, 상대를 확실하게 쏘아보며 눈을 피하지 않고 10초 정도 응시한다. 상대에게 화났다는 사실을 알려야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지훈처럼 바로 받아칠 멘트가 생각나지 않으면, 적어도 웃지는 말아야 한다. 무표정이라도 보여서 언짢음을 표현해야 한다. 상대가 아무리 상사이든, 시댁 어른이든간에... 

무례한 멘트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상대에게는 작게라도 표현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길이다.

 

어쨌든, 다시 미러링 얘기로 돌아와서, 내가 들었던 기분나쁜 말을 떠올려본다.

당시로 돌아간다면 어떤 미러링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까?

 

무례한 상대: 애는 언제 낳으려고? 빨리 애 낳아서 밥값 해야지? 하하하

당시의 나: 하하하. 

 

어떤 무식한 아줌마가 나에게 이런 말을 던졌다. 상대가 어른이라 나는 웃어넘길 수밖에 없었는데, 몇년이 지났는데도 어이가 없어서 가끔 떠오른다. 다시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지금의 나: 제가 다이어트 하느라 밥을 안 먹어서요. 하하하

지금의 나: 그러게요 저도 **님처럼 애 셋 낳아서 밥값 해야할 텐데요. 

 

이정도 답변을 할수 있겠다.

다이어트 하느라 밥 안먹는다는 4차원 답변으로 멍청한 척을 하는 법도 괜찮은것 같다. 너처럼 나도 밥값 잘하고 싶다고 말하는건 상대가 어른이라 약간 나한테 손해가 될것 같기도 하다. 

또다른 케이스. 

 

무례한 상대: ㅇㅇ씨, 연예인 ㅁㅁㅁ(누가 봐도 비호감이고 못난 유명인) 닮았어요. 하하

당시의 나: 뭐가 닮았어요~ 나 ㅁㅁㅁ 싫어하는데?

무례한 상대: 왜~ ㅁㅁㅁ가 얼마나 예쁜데? 키도 크고!

 

와씨. 가끔 만나던 어떤 모임의 여자. 나한테 억화심정이 있는지 자주 재수없는 발언을 날렸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여자한테 받아치지 못한게 한이 된다.

농담을 가장한 돌려까기에 무방비 상태로 강펀치를 맞은 나. 

친한 사람이면 웃어 넘기겠는데, 매사 저런식으로 말하던 그 여자에게 후려치기를 당하고도 대응하지 못한게 얼마나 억울하던지!!

 

지금의 나: 언니도 ### 닮았어요. 부내나잖아요~

지금의 나: 어머 그래요? ㅇㅇㅇ(외모가 뛰어난 연예인) 닮았다는 소리는 들어봤는데, ㅁㅁㅁ는 처음 들어보네요?

 

 

나도 아줌마 개그맨 ### 닮았다고 말해줄걸... 왜 그때 말을 하지 못했나?

아니면 아예 4차원 기법으로 ㅁㅁㅁ 얘기는 대꾸하지 말고 ㅇㅇㅇ 얘기로 화제를 전환했어야 했다!

세상의 수많은 인성부족 인간들로부터 내 영혼을 지키기 위해,

한번쯤 센스있는 답을 떠올려보면서, 어퍼컷을 날릴 그날을 기약한다!!!ㅋㅋ